펜벤다졸 암치료?

2019. 10. 28. 18:51

 

 

오늘은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 암치료 열풍에 대한 식약체 복용금지 권고 소식에 대해 알아볼게요.

 

 

최근 폐암 투병 중에 반려견 구충제인 ‘펜벤다졸’ 복용을 선언한 개그맨 김철민이 일부 효과가 있다고 전했는데요. 28일 김철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자력 방사선 치료 17차 하러 왔다”며 “펜벤다졸 4주차 복용, 통증이 반으로 줄었고 혈액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다”고 밝혀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앞서 김철민은 지난 9월 "제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모험 한 번 해볼까 한다"면서 펜벤다졸을 암 치료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아지 구충제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우려에 대해 김철민은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말리려고 하지 말라"며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펜벤다졸을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말기 암을 완치한 사연이 소개된 유튜브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자 이에 보건당국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절대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국내에서 펜벤다졸 성분은 개나 고양이의 회충 및 십이지장충, 편충, 촌충 및 지알지아 등 내부기생충 감염의 예방 및 치료제로 허가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 말, 양, 염소 등 산업 동물용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 구충제 펜벤다졸이 어떻게 해서 말기 암 환자들의 항암제로 각광받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지난 4일 유튜브에 올라온 월드빌리지 매거진 영상 때문이였습니다. 월드빌리지 매거진TV는 이날 ‘말기 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 암세포 완전 관해, 암 환자는 꼭 보세요’라는 제목의 10분 40초짜리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영상엔 미국의 한 남성이 등장했습니다. 그는 미국 오클라호마에 사는 조 티펜스라는 60대 남성이였습니다. 

 

 

그는 2016년 말 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듬해 1월엔 암세포가 간과 췌장, 위 등 전신에 퍼져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때 한 수의사가 '개 구충제를 복용하고 6주 만에 뇌암을 완치한 환자가 있다'며 티펜스에게 펜벤다졸을 복용하라고 제안했습니다. 펜벤다졸 복용 제안을 받아들인 티펜스는 임상시험에 나섰고 3개월 뒤 검사한 결과 암세포가 깨끗이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월드빌리지 매거진TV는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선충류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 강아지 구충제의 치료원리가 사람에게 기생하는 암세포를 구충하는 것과 같은 모양이라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펜벤다졸 복용 영상은 지난 9월 24일 오전 5시까지 181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댓글도 4000개가 넘게 달렸다고 합니다.

 

 

펜벤다졸 효과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월드빌리지 매거진TV "뜨거운 관심에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면서도 "단 1%의 생존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은 말기 암 환우 가족들을 위해 조 할아버지의 사례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펜벤다졸 효과 영상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동물 구충제를 구입할 수 있는 동물의약품지정병원이나 동물병원에 문의가 폭주했습니다. 펜벤다졸 구입처 일각에선 품귀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일부 말기암 환자들은 스스로 임상시험을 자체하면서 복용후기를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품절사태까지 이르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말기 암환자는 항암치료로 인해 체력이 저하된 상태로 전문가 상의 없는 약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다"며 펜벤다졸 부작용에 대해 밝혔습니다. 또한 "동물용 개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 및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이라며 펜벤다졸 복용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특히 "항암제 같은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엄격히 관리되는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증명해야 식약처에서 허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식약처는 "항암제로 허가받지 않은 펜벤다졸을 암 환자는 절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구입 및 복용 및 펜벤다졸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약사회도 펜벤다졸 효과 및 부작용 논란과 관련해 전국 지부에 공문을 보내 개 구충제 펜벤다졸 판매와 관련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영상 속 말기 암 환자도 펜벤다졸만 복용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구요. 또한 "펜벤다졸은 동물 투여 시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하지만 사람에 대한 용법 및 용량이 검증된 약물이 아니고, 범혈구 감소증 같은 생명에 치명적인 펜벤다졸 부작용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동물용 구충제는 동물에게만 허가된 약"이라며 절대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과 효능을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펜벤다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는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라고 합니다.

 

 

 

더욱이 펜벤다졸과 유사한 원리로 사람에게 항암 효과를 보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펜벤다졸은 암세포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 항암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빈크리스틴, 빈블라스틴, 비노렐빈 등 의약품 성분이 이런 원리로 항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항암 작용을 합니다.

 

 

펜벤다졸이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식약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시킨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펜벤다졸 복용이 오히려 종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죠. 또한 '40년 동안 사용돼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용 대상은 동물이었고 사람이 사용할 때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체내 흡수율이 20% 정도로 낮아서 안전하다'는 주장은 흡수율이 낮으면 효과도 작을 가능성이 높고, 고용량을 복용하면 독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물론 희박한 생존희망이라고 붙잡고 싶은 것이 말기 암 환우분들의 심정이겠죠. 하지만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은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물질인만큼 펜벤다졸 복용에 있어 무엇보다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상은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 암치료 효과와 관련한 개그맨 김철민 투병 소식과 함께 알아 본 펜벤다졸 열풍에 대한 식약처의 복용금지 소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